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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통일마당 회원분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내용 전문입니다.>


통일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종로사과나무연구소 소장 강지원


서론



본론


1. 우선 통일에 대한 전 국민적인 성숙한 사고가 필요하다.


2. 북한에 대해 올바로 알고 제대로 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


3.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4.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5. 통일에 대한 방안을 내와야 한다.


6. 당국과 민간급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 통일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결론 

 




서론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북한과 한반도의 미래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북한은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이후에도 북한은 김정은을 통한 유훈통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설령 체제가 흔들린다 해도 주권국가로서의 북한은 집단지도체제, 군부정권 등의 형태로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북한 권력구도에 불확실성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점차 ‘김정은+집단지도’ 체제로 안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해서 불거질 남북한의 새로운 관계.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시기이다.

따라서 흡수통일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우리는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는 것에서 남북관계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1장에서도 상호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점진적 통일방안을 구상했던 노태우 정부, 남북연합을 지향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두 개의 주권을 당장 하나로 합치는 통일보다는 교류협력, 신뢰구축, 평화공존의 모색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 상태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일 통일도 엄밀히 말해선 흡수통일이 아니었다. 1990년 10월, 독일 통일을 공식 선포하기까지 서독은 장기간에 걸쳐 동독과 교류, 협력을 했을 뿐만 아니라 통일의 순간까지 총 320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통일은 치밀하게 준비된 합의 통일이었다. 북한이 스스로 합의 통일에 나설 수 있는 대내외적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북한 체제를 인정해주는 당당하고 통 큰 결정을 통해 이데올로기 대결과 무력 분쟁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과 평화통일로 가는 문을 열어야 한다.

 

본론

 한국 전쟁 이후 분단 60년을 넘어섰고 요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통일 문제에 무관심한 게 현실이지만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통일을 대비해야 한다. 실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쟁 비용으로 최소한 1조 달러가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일 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하더라도 남북통일이 가져다 줄 '통일 이익'이 더 클 것이다. 이제 통일에 대해 본격적인 전개가 이루어질 시기이다.

그 중요한 검토 사항으로는


1. 우선 통일에 대한 전 국민적인 성숙한 사고가 필요하다.

엣날 군사독재정권들이 비정상적인 정권유지 수단으로 써먹던 반공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평화 통일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세워야 한다. 이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협상이 머지않은 장래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협정과 항구적 평화체제는 한반도 차원을 넘어 동북아와 지구촌 전체에서 평화터전을 일구는데 긴요하고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2. 북한에 대해 올바로 알고 제대로 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우선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한다. 2012년 북한은 미·중·일·러 주변국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나가겠지만,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임기 말까지 긴장과 정체 국면이 유지될 것이다. 2012년 김정은 체제 하의 북한은 권력 공고화를 목표로 대남 정치·군사적 강경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남북관계가 긴장과 정체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김정일 사망 직후 중국은 사실상 북한 체제의 안정을 자신의 전략적 이익으로 간주하고 국제사회에 대해 자극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정치·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지나친 대중 종속을 경계해왔기 때문에 대미관계 개선과 함께 대일관계 개선도 병행할 전망이다.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고 선포한 북한은, 2009년 인공위성과 핵을 보유한 국가임을 보여줬으며, 이에 기반하여 인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 지난 해 화폐개혁을 단행했고, 올해 북한사회의 총적방향과 과제를 밝힌 공동사설을 통해 경공업과 농업에 힘을 집중하여 인민생활에 결정적 전환을 이루겠다고 했다.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3. 한반도 평화협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이 자국의 패권유지를 위해 50년이상 회피해온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반도와 주변 정세는 한국전쟁 이래 최대의 전환점을 맞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역사의 격변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 한반도에 확실한 평화를 이루고 자주통일을 성취하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온 겨레의 중대한 책무이다.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전쟁 이래 천형처럼 들씌워진 전쟁의 위험과 군사적 긴장, 소모적 군비경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주한미군 내보내는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안보불안, 경제불안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으나,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거치며 남북이 단합하고 협력하고 있는 남북관계의 현단계를 고려해 볼 때, 북의 남침 가능성을 염려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평화와 통일이 이뤄지면 경제활동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남북경제협력이 활성화되어 경제 발전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일단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4.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평화 협정(peace agreement)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정이다. 평화조약과 유사하나 조약의 지위가 아닌 협정의 지위를 가진다. 평화협정은 적대상태의 일시적인 정지를 의미하는 정전협정(armistice)과는 다르다. 수백만의 생명을 앗아가고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파괴를 안겨준 전쟁이란 비극을 치른 우리 국민들에게 전쟁의 재발을 막는 평화협정과 평화체제만큼 귀중하고 절실한 과제는 없다.


5. 통일에 대한 방안을 내와야 한다.

 2007 남북정상선언의 전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6.15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그 이행을 하기위한 방안을 내놔야 한다.


① 남북관계 근본적 발전을 위한 토대 마련


  6.15공동선언에서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관계로 전환’ 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내정불간섭, 법, 제도장치 정비하기로 하였고, 의회를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와 접촉 추진 등을 명시하였다. 북미관계 정상화 국면 등 진전하고 있는 정세속에서도 여전히 남측 정치세력들이 이 국면에 조응하는 정치군사적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지금의 현실을 보여준 것이며, 앞으로 이에 대한 실천적 움직임을 가시화시키는 노력이 절실하다.


②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종전선언으로 평화체제 구축의 진전을 도모


 남북간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긴장완화, 평화보장을 위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는 한편, 군사적 신뢰구축조치(서해상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 방지 및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등)를 협의하였다.


③ 공동번영을 위한 대규모 협력사업으로 부강번영의 전망 밝혀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추진하는 것임을 재차 분명히 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것은 이같은 원칙에 이전과는 다른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남측정부와 언론, 기업들은 경제협력사업에 대해 6.15공동선언을 통해 합의하고 이후 경제협력추진위회의에서 거듭 강조해 왔던 ‘공동번영’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개혁개방’을 주장해 왔다. 그동안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미래를 바라보면서 '동상이몽‘했던 것을 해소하고, 같은 미래를 바라보면서 힘을 합치는 이같은 실천적 합의야 말로 향후 경제협력사업의 미래를 밝게하는 중요한 합의이다.



④ 화해와 단합, 신뢰구축을 위한 사회문화분야 교류 및 협력, 인도적 협력사업 규모화

 각계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는 문제와 함께 전사회적으로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크게 고조시킬 수 있는 백두산 관광, 이를 위한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북경 올림픽 경기대회에 남북응원단 경의선 이용 등을 합의하였다. 공동의 문화사업이며 동시에 남과 북의 하늘길, 땅길을 대폭 열어젖히는 사업이다.


 2007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가장 큰 정치적 토대는 단연 북미관계 정상화 국면이라 할 수 있다. 남측 정부는 그동안 ‘남북관계 진전을 미, 일과 협의하여 진행’ 하겠다거나 ‘6자회담의 반발짝 뒤에서 남북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었으며, 민족적 견지에서 정세의 주동성을 발휘하는 적극성 보다는 정세발전의 추이에 편승하는 정책을 펼쳐왔던 것이 사실이다. 2007 남북정상선언으로 남북관계가 신뢰관계로 발전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도록 2007정상선언의 모든 조항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대중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당국과 민간급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 통일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


   우선 남북경협은 북한에 대한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남북한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는 상생(win-win)의 협력 사업이다. 남북경협은 고임금과 인력난과 물류난, 부지난 등을 겪고 있는 남한의 중소기업들에게 생산비용을 절감시켜줌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북한에게도 자본과 기술, 생산 관리 노하우 등을 전수함으로써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학습효과(learning effect)와 심각한 경제난 완화 효과가 있다. 이는 북한의 경제 개혁 개방을 유도하고 북한 경제 회생을 지원함으로써 남북한간의 경제력 격차를 축소시켜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과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며, 나아가 통일 비용 절감에도 크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한 역시 비정상 국가 진출을 위한 시장 개척 비용의 '수업료'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남북경협은 또한 참여정부가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의 발전 구상 실현과 동북아경제협력체 형성에 촉매제 역할을 한다. 한반도는 지경학적으로 유라시아의 대륙 세력과 태평양의 해양 세력이 마주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여기서 북한은 대륙 세력을, 남한은 해양 세력을 연결하는 축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의 발전 구상의 핵이 될 것이다.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의 발전 구상이 남북관계 및 남북경협의 안정적 발전을 전제로 한다면, 역으로 남북경협의 안정적 발전 역시 동북아 지역경제협력의 틀 속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들 양자는 서로 필요충분 조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남북간의 교통망(TKR)과 전력망 연결을 통한 경협 활성화는 동북아 각국과의 교통망(TSR, TCR 등)과 에너지(가스 등) 연결의 단초가 될 것이며, 동북아의 생산 및 물류 중심기지로 발전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로써 남북경협 활성화는 동북아 경제협력체의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사실상 '섬나라 경제'와 다름없는 남한경제에게도 본격적인 대륙 진출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엔진과 발전 공간을 제공해준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금강산특구와 개성공단 개발은 동북아와 시베리아 극동 지역으로의 진출을 위한 훌륭한 발판(거점, Hub)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남북경협 사업은 1988년 7월 남북교역을 민족 내부 거래로 간주한다는 우리 정부의 7.7 선언과 동년 10월 그 후속 조치로 나온 『남북물자교류에 대한 기본 지침』에 따라 시작되었다. 이 조치로 북한산 모시조개가 1988년 11월에 첫 통관되었고, 이후 술, 버섯, 인삼차 등 1차 산품이 주로 거래되었다. 이후 1990년 8월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정에 이어, 1991년에 남북간 화해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되면서 경협에 관한 법 제도 정비가 태동하였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현재까지를 본격적인 경협 확대를 위한 '실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1998년은 남한의 IMF 외환위기로 남북교역이 감소하기는 하였지만, 본격적인 남북경협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 부문에 있어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 국민의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과 남북경협 활성화조치발표로 투자 부문의 경제협력사업이 이전까지의 총 6건보다 많은 9건이 한 해 동안 승인 받았으며, 통일의 뱃고동을 울리며 금강산 유람선이 출항하였다. 경협을 통한 정치 군사적 문제 해결 방침과 일관성 있는 대북 포용 정책 기조는 참여정부로 이어져 남북경협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개선과 함께, 경협의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북한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김일성 유훈 통치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김정일 시대 개막을 위해, 북한에서는 헌법 개정과 부분적인 시장경제 도입을 의미하는 경제 정책 변화가 일어났다. 이러한 경제 정책 변화는 200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사고 발언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으며, 2002년에는 7.1경제관리 개선조치를 통한 내부 개혁과 신의주 개성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3개 특구 개방 조치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1988년 7.7 선언 이후 남북간 교역이 공식 집계된 이래, 지난 15여년 동안 남북교역은 정치 군사적 관계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양적 질적으로 괄목한 성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남북교역의 대부분이 1 2년의 단기성 사업과 지원성 성격이 강하며, 많은 기업들이 적자 상태에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의 금강산 관광 보조금 지원 중단과 개성공단의 본공사 착공 지연 등으로 실제적으로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경제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업체 가운데 실제 진행되고 있는 사업도 10개 남짓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자 상태에 있다.


 통일 환경 조성 성격의 협력기금의 수요와 공급은 남북 관계의 안정성 여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6.15남북정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남북 관계가 안정되고 원만하면 대북 지원이 다양하고 활발해져 기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3대 경협사업 부문,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제조업 부문으로의 본격적인 경협 활성화를 모색해야 한다. 또 아울러 여전히 신규투자는 금지되어 있고, 소방시설 확충은 이미 지난 상반기에 집행을 앞두고 있다가 유예된 조치이며, 출퇴근 도로 확포장을 통한 인력확충방안은 시행된다면 의미가 있으나, 북한과의 협의가 남아 있으며 기숙사 건설을 회피하고자 편법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조치는 개성공단 이외지역의 사업자, 금강산 및 내륙지역 경협사업자 즉 교역ㆍ위탁가공 기업에 대한 어떤 조치도 담고 있지 않다는 근본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차제에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단단한 경협사업의 토대를 전국민적 차원에서 쌓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북경협은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지역적 경제력 격차를 해소하고, 통일비용을 줄이며 경제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남북경협의 중요성을 남북 양자가 인정한다면 우선적으로 정치적 긴장과는 별개로 경제협력 사업만은 중단 없이 진행한다는 정경분리 원칙, 나아가 어떤 돌발적 상황에서도 관과는 별개로 민간이 전개하고 있는 경협사업만은 안정성과 지속성을 지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남북경협의 제1원칙이다. 경협사업자는 남북 모두에게 볼모아닌 볼모였다. 정경분리, 민관분리는 경협활성화를 위한 가장 근본적 조치이다.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조 단위의 기금을 쌓아두고 사업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형식적 대응과 지원 속에 경협기업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연명하고 있다. 앞에서 밝힌 49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자금난 타개 호소에도 통일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남북경협기업들이 처한 현실은 일반적인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과는 전혀 다르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그것도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사업이 중단되었고, 언제 재개될지 그 끝도 알 수가 없다. 그리고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고 오로지 모든 것이 기업에게만 전가되고 있다.

 따라서 경협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한 긴급자금 지원은 지금까지의 지원과는 성격과 내용을 달리해야 한다. 이제 부터라도 남북관계 정상화를 대비해 다시는 흔들리지 않을 새로운 남북경협 활성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결론

 앞으로 세계 각국은 새로 들어선 ‘김정은 체제’와의 관계 정립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이다. 직접 이해당사자인 우리로서야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번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꽉 막힌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남북관계에 족쇄를 채워왔던 이명박 정부로서는 이를 푸는 것도 쉬워 보이진 않는다. 지지 세력인 보수층들의 반발뿐 아니라 기존의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는 데 따른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가장 먼저 부닥치는 문제는 새로 들어선 김정은 체제의 인정 여부다. 정부는 김정일 사망에 대해 사실상 조의 표명을 했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힘으로써 북한 주민과 정권을 분리시켰다. 이는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협력과 대화를 사실상 모두 중단시켰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단절된 남북관계는 대북 정보망마저 ‘먹통’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대북정책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김정일의 사망을 통일의 호기로 바라봤던 굴절된 믿음은 한반도의 급변사태를 원하지 않는 미국과 중국의 견제에 직면해 있다. 하여 이명박 정부와 보수진영이 현실로 다가온 ‘김정일 사후의 북한’을 흡수통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자해적인 것인가를 깨닫는다면, 김 위원장의 사망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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