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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기획단 준비위원장     강지원   


대운하 주장으로 인하여 벌써 운하가 지나가는 500km 주변의 시군에서는 여론이 분분하며 시끄럽다. 결국 운하 논쟁이 낙후지역의 주민들을 부추기고 불필요한 사회적 찬반의 갈등을 불러올 무책임한 정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공적으로 떳떳한 논쟁의 장에서 토론되고 결정되어야 한다.

본인은 정치적 관점이 아닌 국토계획적, 과학적, 공학적차원에서 접근했을 때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5가지 이유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사업이란 결론을 내렸고, 그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1. 제안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대운하 구상을 내년 대선을 위해 핵심공약으로 준비 중인 이명박 전 시장은  유럽을 방문하여 마인-도나우 운하를 둘러보며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한층 구체적으로 결심했다고 한다.

지난 1987년12월10일 제13대 대통령 선거일을 엿새 앞둔  민주정의당의 노태우 대통령 후보는 군산과 부안사이 바다를 막는 세계 최대 간척사업 추진을 선거공약으로 전격 발표했다. 이 새만금 간척사업은 당시 정부 내부 검토 과정에서 경제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 사업은 호남권 득표용으로 긴급 차출되었다.

2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경인운하 건설 논란, 국제선 비행기가 찾지 않는 지방의 국제공항들, 잡초만 무성한 산업단지 등이 모두 정치 공약의 산물들이다.

이러한 공약들은 사그라질 듯하다가도 선거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보급 받아 생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무분별한 대선공약이 환경과 예산의 무덤이 될 수도 있다.

2. 필요하지 않다

산맥이 높고 길을 만들기가 쉽지 않던 고대 중국은 여러 운하를 건설하여 많은 물자를 수송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강들은 뱃길 역할을 하지 않고 있으며, 토사가 쌓이고 구조물이 가로막아 배가 다니기 어려운 형편이다. 특히 잘라진 물길을 이어서 수송을 하겠다는 것인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에서 수송을 위한 운하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운하란 크고 작은 화물선을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파나마 운하의 예에서 보듯이 폭 55m 깊이 20m 이상이 되어야 한다.

3. 기술적으로 어렵다

추진측은 독일을 다녀온 후 대운하는 경기도 강화부터 경남 을숙도까지의 총 553km의 긴 구간으로, 특히 낙동강 상류인 경북 문경과 남한강 상류인 충북 충주가 맞닿는 문경새재 부근의 해발 140M 지점인 조령에 20.5km길이의 터널을 뚫는다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즉 문경새재 부근 조령에 20.5km의 터널 2개를 뚫고 양쪽에 갑문을 만들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교량을 신설해야 하고, 기존 교량 중에서 13개는 철거해야 한다. 여기에 5.3km의 터널과 35.5km의 우회수로, 선착장 41개와 터미널 5개를 만들어야 한다. 16개 댐과 17개 갑문을 신설해야 한다. 또한 경부간 553km를 24시간 안에 주파하려면 바지선은 평균 시속 20km 이상을 낼 수 있어야 한다. 2500톤 화물을 실은 바지선이 중간에 갑문 15곳을 통과하면서 그런 속도는 불가능 하다.

4. 수익성이 없다

건설비가 20조원이상 추정되는데 비하여, 운행 시간이 얼마나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경제성을 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결빙, 안개, 기상특보 등으로 1년 중 90일은 선박 운항이 불가능 하며 2021년을 기준으로 서울-부산 운하 물동량도 2207만ton으로 전체 경부 축 물동량의 3.3%에 그칠 것으로 전망 한 바 있다. 수송시간도 60시간이나 걸려 경제성이 없다.

결국 도어 투 도어 방식의 운송 방식을 할 수 밖에 없는 화물주의 입장에서는 속도와 경제성 면에서 도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운하 용수를 대기위해서는

충주댐과 팔당댐의 연간 1300억 원대에 이르는 전력생산 수익을 포기해야 하며

예측하지 못했던 막대한 보상비도 예상해야 한다. 판단컨대 경부 운하는 교통, 용수 확보, 발전 등의 측면에서 모두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

결국 다른 민자유치 사업과 마찬가지로 손해를 볼 경우 그 피해를 모두 국민세금으로 밖에 메울 길이 없다.

5. 환경을 파괴한다

운하는 화물트럭의 수요를 줄여 대기오염 감소에 기여하기 때문에 도로, 철도 보다 친환경적일 수 있다는 주장은 맞다. 그러나 경부 운하가 홍수와 가뭄을 조절할 수 있고, 수질 개선에 기여한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배가 다니게 하려면 강바닥을 일정한 깊이로 긁어내 수로를 만들고 곳곳에 댐을 설치해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20여개의 대형 댐을 쌓고 막대한 준설을 해서, 흐르던 강물을 통째로 여러 개의 댐으로 구분된 긴 인공 호수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재해에 대단히 민감해진다.

흐르던 하천을 둑으로 막아 물을 가두면 물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결국 수질이 악화된다는 것은 수질관리의 기초 지식이다.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여울이 없어지고 물 흐름이 느려지는 것은 자정 작용 약화와 부영양화에 의한 수질악화로 이어진다. 이제 우리는 불필요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추진 측도 진정 이 사업을 어떤 이유에서건 끝까지 해야 한다면 경부운하에 대해서 보다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내용을 준비해야 한다. 그 후에 다시 경부 운하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한 논의할 재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