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원의 희망종로이야기 종로를 품다
머리말
한양대 건축공학과 동기이면서 26년 동안 같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종로를 위해 늘 정신없이 바쁜 내게 가끔 묻는다.
“야, 지원아. 왜 그렇게 어려운 길을 가냐? 든든한 자격증이 있으니 설계 감리 업무만 전념해도 편하게 살 수 있는데 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빙그레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2003년 아버님은 몸이 많이 편찮으셨다. 의사는 한 달을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퇴근하면 곧바로 아버님 옆을 지켰다. 날마다 많은 분들이 병문안을 오셨다. 아버님을 뵈러왔던 지역 주민들은 아버님 병환을 걱정하다 자연스레 종로를 걱정하는 얘기로 이어졌다.
“종로가 왜 이러냐? 명문 학교들을 강남에 뺏기고 우리나라가 발전 할수록 종로는 자꾸 뒤떨어지고 있으니......”
“대한민국의 심장인 종로가 이래서 되겠느냐?”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종로의 자부심을 되찾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 젊은 사람들이 종로 발전을 위해 움직여야지.”
지역 어르신들은 나를 보며 아버님 걱정만큼이나 종로걱정을 하셨다. 그때서야 나는 종로에서 태어나 종로에서 살면서 종로를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몇 달 후 나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후배들 다섯 명과 지역 발전을 위한 모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하고 2003년 12월 종로발전포럼을 발족시켰다.
지역의 풀뿌리 종로발전포럼은 종로 클린존운동, 어린이 역사학교, 지역주민 토론회, 역사탐방, 종로구 권역별 연구활동 등을 하며 왕성하게 활동했다. 보존할 것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무계획적으로 개발되어 엉망이 되고 있는 종로를 되살리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로는 변화하지 못했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제도권 내로 진입하여 우리가 추구하고 바라는 종로를 만들어야 한다고들 말했다.
“그래. 종로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되려면 정치권으로 들어가야 해.”
지역 어른들은 내 등을 떠밀며 출마를 권유하셨다. 나는 고민을 많이 했다. 북한산에 올라가서, 한강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꾸 중심을 잃어가는 종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어느 정당으로 갈 것인가? 나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종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는 해도 결국 소외받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 종로에 사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종로의 옛 모습을 찾고자 함인데, 한나라당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열린 우리당이 개혁정당이란 판단이 들어 한나라당이 아닌 열린 우리당을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많이 말렸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지역에서 지난 날 한나라당에 몸담고 계셨던 이유도 있지만 그 때는 국민들이 열린 우리당에 많이 실망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야, 한나라당을 가야지. 지금 노무현대통령 인기가 바닥인데 왜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가냐?”
내가 몇 달 동안 끊임없이 들은 질문이었다.
종로는 그 자체가 경쟁력 있는 브랜드다. 종로가 가진 훌륭한 유산을 발전적으로 유지 계승 하면서도 종로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길은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의 정치 지향점과 가깝다.
나는 종로를 잘 알고 있고 종로에 무한한 애정이 있다. 주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고 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다가 아니라, 종로구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그것을 정책에 반영하고 싶다.
희망 종로! 그 날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