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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름다운 사람 - 김대중

분류없음 | 2009/11/18 15:33 | Posted by 종로사과나무
 

<종로저널 추도사>


참 아름다운 사람 - 김대중

2009년 8월 23일    강지원,  김대중도서관 운영위원


세찬 바람 불어오면

벌판에 한 아이 달려가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 노래 ‘아름다운 사람’ 중에서


처마 밑에 울고 서 있는 한 아이의 손을 잡고 그 눈물을 닦아주던 아름다운 사람이 있습니다. 온 몸으로 시대를 감싸 안고 저 혼자 속으로 피울음 울던 아름다운 그이는 우리에게 살아가야 할 힘이자 스승이 되어주셨습니다. 감히 한 인간이 겪어낼 수 있으리라 믿을 수 없는 수차례의 투옥, 사형선고, 암살기도, 정치실패라는 무수한 고난에도 결코 굴하지 않고 두렵지만 나서야 하는 것, 그것이 참된 용기라시며 민주주의의 믿음 하나로 묵묵히 가시밭길을 몸소 걸어가셨습니다.

 

김대중, 참 아름다운 사람.


이제 우리는, 세계는 평화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영원히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민족 최대의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반세기 동안 총을 겨눈 남북의 화해협력을 이끌어 낸 위대한 지도자, 민족의 백년 역사에 가장 기뻤던 순간이 된 월드컵 4강 신화를 함께 이루어 낸 국민의 대통령, 우리에게 이런 지도자가 있음은 진정 축복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보내드리기가 못내 아쉬워 차마 손을 놓지 못하고 자꾸만 자꾸만 쓰다듬어 봅니다. 생전에 하신 말씀이 아직 귀를 울리는데 울고 있던 한 아이는 이 손을 놓고 세찬 바람 속에 벌판을 달려가기가 마냥 겁이 납니다.

 

아름다운 사람 당신은 정치가 바로서야 국민이 고통 받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정치에 투신하였습니다. 일신의 안위와 사사로운 영광은 돌아보지도 않았습니다. 모두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동서와 남북의 화합의 명제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평생을 헌신하시며 우리 대신 아파하고 울어주셨습니다.


밟히고 채이고 짓밟히는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매번 의연하게 딛고 일어서는 당신은 우리 대한민국의 모습과 참 많이도 닮았습니다. 가장 힘든 때, 모두가 이제 그만 포기하려고 할 때조차 당신은 잡은 손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는 저력있는 국민이라는 당신의 말씀은 우리에게 믿음이 되었습니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인동초 같은 당신은 검소하고 소탈한 성품과 따뜻한 마음으로 항상 곁에서 지도자이자 아버지로 빛과 길이 되어주셨기에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나 큽니다.

 

아름다운 당신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입니다. 당신께서 어렵사리 일군 남북의 대화가 단절되고 한반도가 그 어느 때보다 위기에 봉착한 이 때 당신의 마지막 가시는 길 위로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평화의 물꼬가 트이고 있습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해묵은 갈등을 풀고 동과 서의 화합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

아름다운 당신을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으로 가슴에 자랑스럽게 새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께서 부탁하신 남은 일들을 생각하니 새삼 어깨가 무겁습니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 화해와 협력, 공존,

아름다운 당신께서 평생을 두고 지킨 목숨처럼 소중한 가치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함께 힘껏 노력할 것입니다.

꼭 그 위대한 유산을 이어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역사를 만들겠습니다.

더운 가슴에 바람을 안고 산 위에 우뚝 서서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희망이었던 당신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당신, 편히 잠드소서.